신체에 의한 입체적 사고
학교에서는 우리의 신체를 고정시킨다.
시험을 볼 때,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서 혼자서 조용히’ 보게끔 합니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지(知)’는, 신체를 고정해 정보량을 한정시킨 상태에서 뇌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1+1=?’라는 문제의 경우, 정보량 자체는 수 바이트에 불과합니다. 즉 신체를 배제한 상태에서 언어와 숫자와 같은 정보량이 극히 적은 정보를 뇌에서 처리하는 상태를 ‘지(知)’라고 부르며, 이를 학교에서 훈련하게 시켜온 것입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세계는 압도적인 정보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 그리고 세상과 관계를 맺어가는 힘
사회성, 리더십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혹은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이나 ‘주위의 호감을 얻는 힘’ 등과 같은 다양한 단어들은 모두 사람, 세상과 관계를 맺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주위 사람들의 표정이나 태도, 주변에서 느껴지는 상황 등, 공간 속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막대한 정보량을 처리하는 상당히 지적인 활동입니다. 또한 학교 공부와 같이, 신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한정된 극소의 정보량에 대해 움직이는 지성과는 매우 다른 지적 활동인 것입니다.
인간은 신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신체를 이용해 생각한다.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거나 이야기하는 것. 이는 좋은 문장을 쓰는 연습을 몇 번 했다고 해서 할 수 있게 되는 일들은 아닐 것입니다. 직접 세상에 몸을 부딪혀가며 개척해서 길러진 경험들로부터, 이러한 ‘스토리’들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생각 이상으로, 인간은 신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신체를 이용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체는 거대한 정보 네트워크다.
실제로 뇌가 신체에 지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신체 또한 모든 장기와 세포가 다이내믹한 정보교환을 전개하고 있는 일종의 거대한 정보 네트워크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체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이나 뼈는 해마(기억 및 공간인식능력과 관련된 뇌의 부위)에게 ‘발달 및 기억 저장’을 지시합니다.
‘공간인식능력’은 ‘언어능력’과 ‘수학력’만큼 중요하다.
최근 물체 간의 공간적 관계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인 ‘공간인식능력’이, ‘언어능력’과 ‘수학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공간인식능력은 크리에이티비티 및 이노베이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공간인식능력’에 관여하는 해마는, 자신의 신체를 통해 다양하고 복잡한 공간을 탐색하며 돌아다니면서 발달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쥐 실험의 경우, 다양하고 복잡한 공간을 탐색한 쥐의 해마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4만 배나 많은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해마의 부피를 15% 증가시켜 높은 공간인식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자유롭게 놀지 못합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981년부터 1997년 사이에 미국의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 25%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
※ 미국 과학잡지 「Nautilus」 For Kids, Learning Is Moving
입체적 사고, 고차원적 사고
공간인식능력은 공간 문제에만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입체적인 세계를 파악하거나 매사를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능력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은 이것을 ‘입체적 사고’, 나아가 고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고차원적 사고’라 부르고 있습니다.
달걀의 노른자는 껍질을 깨지 않고도 빼낼 수 있다.
달걀 껍질을 깨지 않고 노른자를 빼내는 것은 가능할까요? 달걀을 깨지 않고 노른자를 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이 3차원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차원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달걀을 깨지 않고 노른자를 빼낼 수 있습니다. 3차원 공간에 있는 우리들에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어렵기 때문에 이번에는 달걀을 2차원으로 평면화시켜, 달걀 프라이를 이용해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계에서는, 노른자를 위에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흰자를 건드리지 않고도 간단히 노른자만 빼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차원의 평면 세계에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들도 달걀 프라이와 같은 평면상에 존재하게 됩니다. 이 경우, 노른자를 빼내기 위해선 달걀 프라이와 같은 평면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흰자를 깨지 않으면 절대로 노른자를 빼낼 수 없습니다.
이처럼 평면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말 그대로 ‘차원이 다릅니다’. 차원이 다르다는 것은 즉 사물을 보는 법이나 생각하는 법, 그리고 문제해결방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시는 평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종이와 책, 텔레비전과 스마트폰 또한 평면이다
숲이나 산과 같은 자연은 평면이 없고 복잡하며 입체적입니다. 인간은 신체를 이용해 입체적인 공간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시에는 평면 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종이와 책, 텔레비전, 스마트폰 또한 평면입니다. 어느샌가 우리는 신체를 배제시키고 머리만을 이용해 세상을 평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을 평면으로 인식하면, 사고 또한 평면적으로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일하고 있는 회사에 조직도라는 ‘도면’이 있다면, 여러분의 조직은 평면적이며, 당연하게도 평면적 사고가 만연하고 있을 것입니다.
신체에 의한 입체적 사고
‘인간은 신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신체를 이용해 생각하고 있다’. 저희는 복잡하고 입체적인 세계를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탐색할 때에, 인간은 세계를 신체를 통해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사고 또한 입체적으로 변화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체를 통한 입체적 사고와 고차원적 사고를 향상시키고 싶다’. 이러한 생각에서 ‘teamLab Athletics: 운동의 숲’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